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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푸른옥 이야기

'동화읽는 어른모임'활동을 하다

이솝서점에서 1년 정도 준비모임을 한 끝에
2000년 '진주 동화읽는 어른모임'이  만들어졌다.
현재 정확한 모임 이름은 (사)어린이도서연구회 진주지회이다. 
   
지금까지 10년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어린이를 위한 독서환경을 바꿔나간다는 대의도 있지만 나 자신이 어린이책으로 위안받고 치료받는다는 느낌이 더 크다.

   ->'어린이도서연구회 진주지회 카페' 바로가기

<경남일보 2002/05/01 강동욱 기자> 

아이들에게 독서 재미 전해주자

“어린이날 어린이에게 책을 선물합시다.” 

초등학교 3학년 딸과 1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장모씨는 어린이 날이 다가오자 걱정이 앞선다.
“올해는 어떤 선물을 할까”하는 걱정(?)아닌 걱정을 한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결국 아이들의 요구대로 인형과 장난감으로 선물을 정하게 된다.

매년 어린이날만 되면 어린이를 둔 가정에서 되풀이되는 모습이다. 대개는 어린이날이 되면 선물을 사주고 패스트푸드점에 가서 햄버거 등으로 외식하고 그렇게 하루를 보낸다.

진주를 비롯한 도내 젊은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어린이들에게 책을 선물하자”는 바람이 잔잔히 불고 있다. 뿐만 아니다. 초등학교 교사들도 어린이날에는 부모가 아동들에게 마음의 양식이 될 수 있는 책을 선물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학부모회 등을 통해 널리 알리고 있다. 

진주 동화읽는 어른모임(회장 석선옥)은 일찍이 학급문고를 살리자는 캠페인과 더불어 어린이날 어린이에게 책을 선물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 진주 천전초등학교를 비롯한 도내 초등학교에서도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책을 선물할 수 있도록 홍보를 하고 있다.

천전 초등학교 이홍철 교사는 “어린이 날을 즈음해서는 학부모들이 보내신 선물과 과자들이 넘쳐난다. 우리 아이들에게 꽃과 화분, 과자와 선물 대신에 책을 선물하면 어떨까? 꽃과 화분은 아이들 손으로 직접 심고 가꾸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과자와 선물은 언제든지 먹고 받는 것이 되어버린 요즘에 더 이상 좋은 선물이 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름다운 난보다는 아이들이 심은 꽃이 아름답고, 교실에서 과자를 먹는 모습보다는 책을 읽는 모습이 더 아름다울 것이다”라며 어린이날을 맞이해 학부모들이 학교에 과자나 선물을 보내는 것보다 어린이들이 즐겨 읽을 수 있는 책을 보내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라고 했다.

한편 진주문고 한 관계자는 “어린이날을 앞둔 때여서 지금 부쩍 아동 도서들이 많이 나가고 있다. 학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와서 책들을 사가고 있다. 아런 현상은 어린이날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특히 학급문고용 도서를 많이 찾고 있다”고 했다.

<경남일보>  2002-08-03

박문희의 '들어주자, 들어주자'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조잘조잘 얘기를 잘하다가도 어떤 문제에 대해 의견을 발표해 보라고 하면 순간 조용해지고, 글로 써보라면 얼굴을 찡그린다. 글을 소리내어 읽거나 발표하는 걸 볼라치면 하나같이 부자연스런 억양에 억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억양이 억센 경상도뿐만 아니라 TV에서의 서울 아이들조차 매 한 가지다. 왜 그럴까?

‘들어주자, 들어주자’ 이 책은 이런 물음에 해답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걸 으뜸으로 여기는 ‘마주이야기교육’ 에 대해 설명하고 사례와 실천 방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저자인 박문희 선생님은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게 하고, 듣고 싶은 말을 마음껏 듣게 하면 말과 글이 살아나고, 교육이 살아나고 아이들이 살아나고, 말하기-글쓰기가 하나로 이어진다고 강조한다. 들어주고 또 들어주고 또 감동하면 아이들은 자신감이 넘치는 싱싱한 아이로 자란다고 힘주어 말한다.

 
가만히 우리를 되돌아보자. 아이가 말을 할 때는 조용히 해라, 나중에 해라, 왜 이렇게 말이 많으냐고 야단치고는 정작 아이가 말을 하고 싶지 않을 때는 발표 한 번 해 봐라, 이야기 한번 해보라고 윽박지르지 않았는가? 게다가 아이의 입장에서는 정말 절실하고 억울해서 하소연하는데 “고자질하는 건 더 나빠!” 하면서 아이의 말을 막고 있지나 않는지….

95년 어린이전문서점을 열고 ‘이솝어머니모임’ 을 진행하면서 모임에서 공부할 교육서를 찾다가, 이 책의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마주이야기교육법’ 이라는 책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깊이 공감했다.

자기의 생활과는 동떨어진 말을 발표하고, 어른들이 듣고 싶어하는 글을 써내는데 젖어있는 우리 아이들이 말하기, 글쓰기를 좋아할 리가 없다. 들어봤자 뻔한 이야기인데 귀 기울여 친구의 말을 듣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니 토론이 될 수가 있겠는가.

정말이지 우리 세대가 받아왔던, 외워서 이야기하는 말하기 교육, 그럴듯하게 꾸며 쓰는 글짓기 교육을 우리 아이들에게 대물림하고 싶지 않다.

바쁘더라도, 중요한 이야기가 아닐지라도 아이 말을 들어주려고 노력하면 아이는 자기가 그만큼 소중한 존재이고 자기말, 자기 생각이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까.

얼마 전 간디학교 아이들의 ‘학교가 좋아요’ 음악회에서 들은 노랫말이 내내 생각난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그리고 박문희 선생님의 말씀을 다시 한번 더 마음에 새겨본다.

“들어주는 교육이 가르치려고만 드는 교육보다 앞자리에 있어야 교육의 길이 뚫립니다. 내일이 훤히 보입니다.”

/석선옥. 동화읽는어른모임
 


<진주신문> 2005년 10월 10일 

 
도서관을 '시험'에 들게 하지 말라
  - 
[특별기고] 석선옥 / 진주 동화읽는 어른 모임

  작년에 이어 많은 학교들이 교육청에서 지원을 받아 학교 도서관을 산뜻하게 새 단장해 아이들을 부르고 있다. 우리 사회가 아이들의 책읽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학급 문고 살리기 운동'를 펼치고, 공공 도서관 어린이실 활성화를 외치고, 책 문화행사를 하면서 지역의 독서환경을 가꾸기 위해 노력해왔던 '진주동화읽는어른모임' 회원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변화가 한없이 반가우면서도 걱정 또한 큰 게 사실이다.

  먼저 아이들을 독서로 이끌어내는 강압적 방법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논술에 이어 독서 활동기록까지 입시에 반영한다는 정책 발표에 따라 각 학교에서는 시험과 다를 바 없는 독서퀴즈를 경쟁적으로 치르고 있으며, 독서능력검증시험제로 아이들의 독서능력을 칼로 잘라내듯 재단하려들고 있다.

  또한, 어린이독서환경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준비 없이 최근의 사회분위기에 편승하여 마을도서관, 어린이도서관, 학교도서관을 개관하는 데에만 골몰하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볼 일이다. 각 도서관의 역할과 운영에 대한 중장기적인 계획 아래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진주시, 교육청, 시민단체가 아무런 연계 없이 각각 따로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학교도서관은 디지털 전자 도서관에 예산을 쏟아 붓거나, 책 구입 예산 책정과 책 선정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고, 전문사서 없이 학부모 도우미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진주시 어린이도서관은 건립 과정과 이후 운영에서 시민들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한 채 시민들의 단순 봉사만을 원하고 있다.

  이제 각 관청, 학교, 시민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각 도서관의 역할과 운영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나가야 한다. 시립도서관, 어린이도서관이 중앙 센터 역할을 하고 학교 도서관이 실핏줄 역할을 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나서야 할 것이다.

  학교는 공공도서관 견학 프로그램 등을 통해 아이들의 이용을 돕고, 공공도서관은 학교도서관과 대출 및 문화프로그램 등을 공유하는 상호보완적 역할이 절실하다. 또한 학교도서관과 마을도서관은 주민 쉼터 역할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 대다수의 부모들은 얼마 안 되는 월급을 쪼개 자녀들을 독서학원을 보내고 글쓰기 교육을 시킨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학교나 공공도서관에서 제공해야 하는 문화서비스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그 문화서비스는 노동자의 아이나 농민의 아이, 어민의 아이가 똑같이 제공받아야 한다.“ 는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작가 김중미씨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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